[이슈워치] 코스피 사상 첫 장중 3,000 돌파…질주 이어질까
[앵커]
코스피가 오늘 장중 3,000선 고지를 넘어섰습니다. 그간 박스권에서 등락을 거듭해 박스피라는 오명을 들었던 코스피가 지난해 연말부터 상승한 끝에 이뤄낸 성과인데요. 오늘 이와 관련해 소재형 기자와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비록 종가는 3,000선 아래로 밀려서 끝났지만, 장중에라도 코스피가 3,000을 넘어선 것은 사실 엄청난 성과로 보이는데요. 어떤 의미가 있는 것입니까?
[기자]
네, 우선 장중 기준이지만 코스피가 3,000을 돌파한 것은 역대 처음입니다. 지난 2007년 2,000을 처음으로 돌파한 뒤 13년 반 만에 드디어 3,000을 터치한 것인데요. 그간 코스피는 2,000선 초중반에서 등락을 거듭하거나 1,000선대까지 떨어진 경우가 많았습니다. 특히 지난해 2~3월 폭락장이 대표적인데요. 이처럼 기업의 실적은 성장하고 있는데 주가는 박스권 안에 갇혀 있거나 오히려 뒷걸음질 치는 모습을 보이면서 박스피라는 오명을 들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최근의 상승세는 장기간 이어져 왔던 이 같은 박스피 추세를 극복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앵커]
최근의 상승세 정말 눈부시다는 표현이 걸맞을 정도죠. 이렇게 상승장이 이어지는 이유도 궁금해지는데요. 여러 요인들이 있다고 하는데, 특히 '동학개미운동'의 주역인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두드러진다면서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최근의 상승장은 그야말로 개미가 떠받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인데요. 지난달 29일이죠. 일반적으로 매도가 더 많아 주가가 떨어지기 마련이었던 배당락 일인데도 불구하고 개인은 2조2,000억 원 가까이 사들였습니다. 한 달 전엔 11월 30일에도 2조2,206억원 순매수하면서 역대 최대 수준의 순매수세를 보였습니다. 새해 들어서도 개미의 코스피 쓸어 담기는 계속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새해 개장일이었던 그제 개인은 1조 원 넘게 순매수한 데 이어서 어제는 7,200억 원, 오늘도 2조 원 넘게 순매수하면서 코스피 상승세의 주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이 같은 개미의 매수세는 앞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데요. 개미의 실탄이라고 할 수 있는 투자자 예탁금은 어제 기준으로 69조 4,000억 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그만큼 주식에 투자하려는 심리가 강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단순히 투자 규모만 늘어난 것이 아니라 더 똑똑해지기까지 했습니다. 지난해 개인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서 6개가 상승했는데, 이 종목들의 상승 폭이 무려 99.4%에 달했습니다. 주가가 2배나 뛴 겁니다. 그만큼 더 현명한 투자를 한 셈입니다.
[앵커]
개인이 떠받치고 있는 것만으로는 사실 설명되지 않는 구석도 있습니다. 주식시장에는 기관이나 외국인 등 다양한 참여자들도 있고 다양한 요인에 영향을 받지 않습니까? 또 어떤 요소들이 증시에 호재로 작용하면서 지수를 끌어올리고 있는지도 말씀해주시죠.
[기자]
사실 최근 증시를 둘러싼 환경이 매우 좋은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얼마 전이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000억 달러, 그러니까 우리 돈 1,000조 원에 달하는 코로나19 관련 재정부양책에 서명하면서 이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해소된데다가, 이를 통해서 경기 반등을 이끌어낼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됐습니다. 또 연준도 0~0.25%, 그러니까 제로금리 기조를 이어가고 있고, 이를 2023년까지 유지할 것으로 보이고 있습니다. 여기서 핵심은 바로 시중에 풀린 유동성입니다. 재정과 금리 쌍끌이로 시중의 유동성을 계속 확대하고 있는 것인데요. 우리나라도 이에 영향을 받아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시중에 유동성이 많아지다 보니 증시에도 많은 자금이 유입되고 있는 것입니다. 특히, 부동산의 경우 많은 규제를 받다 보니 아무래도 증시에 자금을 넣는 것이 더 유리하다는 판단도 한몫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미국과 영국 등 세계 각국에서 코로나 백신 접종을 속속 시작하면서 코로나 극복 기대감을 높인 점도 증시에 긍정적인 효과를 미치고 있습니다.
[앵커]
환율 시장도 한 번 짚어보겠습니다. 사실 우리 증시가 환율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보니 하락세를 이어가는 원·달러 환율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을 텐데요. 최근의 환율 하락세, 증시와는 어떤 연관이 있는 겁니까?
[기자]
네, 말씀드린 것처럼 달러의 가치는 계속해서 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위안화는 달러와 반대로 강세를 보이고 있는데요. 원화는 위안화와 동조되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에 가치가 동반 상승하고 있는 거죠.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3월 1,280원까지 올라갔다 현재는 1,080원 선까지 떨어진 상태인데요. 사실 IMF나 세계은행 등에서 전망한 중국의 경기 반등 폭이 다른 나라들보다 더 크게 점쳐지면서 실물 요인이 원화의 강세를 부추기고 있는 것입니다. 또, 신흥국, 그러니까 이머징 마켓 중에서는 한국의 경제성장률 회복이 강하게 기대되고 있고, 삼성전자나 현대차, LG화학 등 반도체, 전기차 관련 시장에서 탄탄한 기업들이 많은 곳이다 보니 외국인들의 달러 유입이 계속되고 있는 것인데요. 외국인들은 원화 가치가 올라서 환차익과 주식시세 차익을 동시에 거둘 수 있어서 한국 주식 시장이 매력적인 것입니다.
[앵커]
오늘 코스피가 장이 열리자 단번에 3,000을 넘더니 이를 지키지 못하고 종가는 떨어져서 끝났습니다. 아무래도 그동안 너무 빨리 너무 많이 오른 것에 대한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온 것 같은데요. 증시가 이러다가 갑자기 크게 하락하거나 장기 하락세로 전환할 가능성은 없는 건가요?
[기자]
네, 말씀하신 대로 그동안 너무 올라서 하락세 전환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사실 증시에서 무한정 상승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일각에서는 현재 개미가 떠받치고 있는 상승장이 단기 과열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데요. 일단 계속해서 상승세를 이어온 만큼, 상승에 대한 피로도가 어느 때보다 큰 상황입니다. 언제든지 기술적인 조정이 올 수 있습니다. 당분간은 상승세...